오래된 대저택에 숨겨진 <스켈리톤 키>의 비밀과 흑마술

 

 

 

허를 찌르는 공포영화 스켈리톤 키의 줄거리

영화 스켈리톤 키는 <링 시리즈>와 <스크림3> 등 자신만의 독특한 공포 세계를 보여주는 호러 각본가 에렌 크루거가 각본을 맡았습니다. 스켈리톤 키(The Skeleton key)를 한국어로 해석하면 ‘모든 문을 열 수 있는 마스터 키’로 열쇠 때문에 일어난 호러 영화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주인공 캐롤라인(케이트 허드슨)은 뉴올리언즈의 한 병원에서 환자들의 임종을 지키는 호스피스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환자들을 진심으로 정성껏 챙기지만, 병원의 다른 직원들은 나이든 환자들을 귀찮아 하고 그저 돈벌이로만 생각합니다. 병원 사람들의 인간적이지 못한 행동에 불쾌감을 느낀 캐롤라인은, 어느 날 신문을 통해 ‘개인 간병인’을 구한다는 광고를 보게 되고, 고민 끝에 그곳에 지원합니다. 캐롤라인이 도착한 곳은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의 늪지대에 위치한 오래된 저택. 저택의 주인은 바이올렛과 벤이라는 노부부인데, 남편 벤은 전신이 마비된 채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캐롤라인은 뇌졸증으로 쓰러졌다는 벤의 눈빛이 무언가 공포에 사로잡혔다는 것을 느끼고 의심을 이어가던 중, 바이올렛에게 ‘흑마술’과 ‘저주’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오래 전 그 저택에 살았던 하인들이 사실은 주술사였고, 주인이 억울하게 살해된 것을 알게 된 하인들이 저주를 내렸으며, 남편 벤도 그 저주의 희생자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캐롤라인은 바이올렛의 말을 믿지 않고, 그녀가 유산을 차지하기 위해 흉계를 꾸민다고 생각합니다. 바이올렛에게 건네 받은 스켈리톤 키로 저택 이곳저곳을 살피던 중, 흑마술과 관련된 흔적을 찾아낸 캐롤라인. 집을 탈출해야 한다는 공포심에 사로잡혀서 벤을 구하려 애쓰지만, 그럴수록 자꾸 헛것이 보이고 주변에 귀신이 맴도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캐롤라인이 흑마술과 저주의 기운을 느끼고 바이올렛이 했던 말이 진짜라는 믿음에 빠진 순간, 저택에 숨겨진 진짜 음모가 모습을 들어내기 시작합니다. 영화 스켈리톤 키는 사람이 무언가를 믿고 그것이 진짜라고 확신하면, 그 틈을 파고드는 무서운 존재가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흑마술, 저주, 악령 등 미스터리한 것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영화의 1분 1초까지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스켈리톤 키라는 열쇠에 숨겨진 비밀

열쇠는 문을 여는데 쓰는 도구입니다. 영화의 장소는 대저택으로 방의 개수가 꽤 많을 것입니다. 저택에 사는 사람은 노부부와 주인공 뿐이고, 밤이 되면 이상한 소리가 들려 주인공을 잠 못 들게 할 것이며, 그런 주인공에게는 모든 방을 열 수 있는 스켈리톤 키(The Skeleton key)가 있습니다. 주인공 캐롤라인은 병원에서 호스피스 일을 할 당시에도, 병원 사람들이 환자들을 함부로 대하는 걸 불편해 했습니다. 개인 호스피스를 구한다는 신문광고를 보고 찾아온 저택에,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환자 벤을 그냥 둘 수 없었던 캐롤라인은, 열쇠를 들고 저택의 숨겨진 방들을 탐험하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기 전까지, 그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습니다. 저택에서 끔찍한 사건이 있었고 그것이 흑마술과 저주와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캐롤라인이, 우연히 문을 열고 들어가 방 안에서 흑마술과 관련된 흔적을 발견한다면 큰 공포에 사로잡힐 것입니다. 어떤 방에서는 악령의 기운이 느껴지고 또 다른 방에서 저주의 증거를 찾게 된다면, 두려움은 점점 더 커질 것입니다. 저택에서 분명 무슨 일이 있었고 이곳을 당장 빠져나가지 않으면 나 역시 안 좋은 일을 겪게 될지도 모른다는 믿음이, 판단력마저 흐려지게 할 것입니다. 캐롤라인은 손에 넣은 열쇠로 인해 믿어서는 안되는 존재를 믿게 되고, 결국 그 존재가 ‘진짜’가 되게 만듭니다. 주인공에게 저택의 모든 문을 열 수 있는 스켈리톤 키가 주어지면서, 이 영화는 완벽한 반전을 만들어 냅니다. 

 

 

흑마술이라는 초자연적인 힘

흑마술(black magic)은 사악한 목적을 위해 사용되는 초자연적인 힘을 뜻합니다. 개인의 이득만을 위한 이기적인 마법으로 사람에게 해를 끼치고 목숨을 빼앗기 때문에,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흑마술에는 약점이 하나 있습니다. 흑마술에 쓰인 저주를 믿지 않거나 악령의 존재를 부정하면, 그 저주가 힘을 쓰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흑마술사는 저주를 내림과 동시에, 저주 받은 사람 주변을 맴돌면서 공포심을 느끼게 만듭니다. 저주 받은 사람의 집 앞에 죽은 동물의 피를 뿌리고, 창 밖에 서서 오랫동안 노려보기도 하며, 저주의 말을 크게 내뱉기도 합니다. 저주를 받은 사람이 ‘내가 지금 저주를 받았구나’라는 걸 느끼고 불안해 하는 순간, 악령이 형체를 드러낼 수 있다고 합니다. 인간의 마음에 불안과 공포가 자리잡으면, 일상의 평화는 깨지고 작은 일에도 예민해지며 곧 나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확신까지 들게 됩니다. 그렇게 마음을 무너뜨려서 제대로 살 수 없게 만드는 것. 그것이 저주의 과정이면, 그런 불안이 나에게 스며들지 않도록 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악한 것을 외면하고 주변의 사람들을 실컷 사랑하며, 내게 독이 되는 호기심은 적당히 외면하는 일. 내 손에 스켈리톤 키(The Skeleton key)가 주어져도 문을 열지 않는 일에 대해 생각해봅니다.